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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초등 2학년 1반 담임 김현미 입니다.
너무 기쁘고 고마워서 게시판에 알려드립니다.
여러분들 다 아시듯이 제가 편식이 무척이나 심하답니다.
야채 익힌 것은 무조건 먹지 않고 평소에 온갖 고기를 섭렵하며 고기가 없으면 절대 먹지 않았었는데 ....물론 김치도 잘 먹지 않고요... 국도 싫어하고....아마 교사중에 편식왕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이 반찬투정을 하면 저도 우리 아이들편에 서서 옹호하곤 했답니다.
그런데 막상 담임이 그러면 안되겠다 싶은 생각이 .... 아이들에게도 모범이 되지 않아 처음에는 별로 씹지 않고 꿀꺽 삼켰답니다.
그러다 올 해 우리반 동혁이가 저와 거의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됐답니다.
우리 혁이는 거기에다 과일도 전혀 먹지 않네요. 딸기 씨가 무서워 먹지 않는답니다.
수박, 오렌지, 토마토, 딸기 그리고 모든 야채를 거절합니다.
3월부터 저도 큰 결심을 했답니다. 그래 무조건 먹자. 맛이 있건 없건. 딱딱하건 물렁하건....
제일 힘든 것이 익힌 야채 물컹한 느낌인데 어쩌겠어요. 담임이....
그래서 무조건 아주 작게 잘랐답니다. 큰 식가위로 일단 작게 만들어서 조금씩 먹도록 했답니다.
오이반찬을 주면 안먹고 억지로 먹게하면 토하고 처음에는 물론 힘들었지요....
하지만 기다리면서 작은 것 한조각이라도 입에 넣으면 칭찬을 했답니다.
점심시간에 자전거 실컷 타기, 컴퓨터 게임하기, 좋아하는 것 들어주기, 선생님 차 태워주기 등 혁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들어줬더니 4월 어느날 오이를 집어서 보란듯이 자르지도 않고 먹더군요....
칭찬과 격려의 위대한 힘을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처음 딸기가 나왔을 때 토하던 혁이.... 작은 티스푼으로 떠줘도 조금 먹고 토했답니다. 담임 눈치를 보며 꿀꺽 삼키기를 몇 번....
"혁아, 선생님도 그 느낌 , 그 물컹한 느낌 알아. 그리고 이해해." 라고 하면서 저도 같이 티스푼으로 아주 조금씩 먹었답니다. 그리고 5월 혁이가 싫어하는 딸기로 쥬스를 만들었답니다. 직접 씻어서 칼로 썰고 우유를 넣고 꿀을 넣었었는데 정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지요. "선생님, 딸기 더 주세요."
우리반 혁이 덕분에 잔반우수반에도 여러번 뽑혔답니다.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한 결과지요. 지금은 가리는 것 없이 다 잘 먹는답니다. 그래도 여전히 저처럼 방울토마토는 .... 싫어는 하지만 전처럼 무조건 토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노력하구요.... 급식 시간에 오셔서 혁이를 격려해 주신 영양사 선생님께도 감사드려요....이것저것 칭찬 말씀과 격려 덕분이지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 백일홍반 늘 관심가져주세요.